뻔하고 유치한 영화, 나 이런 영화 좋아하네 [하이파이브]
영화는 현충일에 봤는데 글이 너무 안써져서 이제야 다 썻습니다.
영화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고, '뇌 빼고 보면 재밌다더라' 정도만 듣고 봤는데 저는 되게 재밌게 관람했습니다.
중간에 약간 늘어진다는 느낌과 간질간질 오글거리는 유치함이 있긴 했는데, 뭐랄까 참 앙증맞은 영화라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액션씬은 생각보다 시원시원해서 놀랐습니다.
아래는 스포일러 잔뜩 포함한 개인적인 감상과 의문점들입니다.



1. 장기 이식을 통해 초능력이 전달된다는 설정은 재밌게 느껴졌습니다.
과거에는 장기 이식이 불가능했을태고, 능력이 장기에 깃든다는 설정은 지금 시점에 여러 능력자가 동시에 생긴다는것에 정당성을 부여해줬습니다.
또한, 이들은 물리적으로 가까이 있을태니 뭉치고 대립하는것도 자연스럽겠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영화 촬영시기에 엔드게임이 개봉하여 팀업 히어로무비의 전성기였는데, 이 당시 개봉했던 영화들이 받았던 비판들은 똑똑하게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2. 그리고 장기기증자의 정체는 무엇이며 어떻게 죽었는지도 흥미롭습니다.
영화에선 자살로 나왔던거같은데 '이 사람이 죽을 수 있나...'라는 생각도 들고, 자살로 꾸며진 타살이라면 '도대체 누가 이 사람을 죽일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듭니다.
이 기증자가 어떤 인물이었는지를 암시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동서고금의 신화, 전설적 인물들이었던걸로 묘사됩니다.
다만 이 초능력자가 시대가 흐르며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것인지, 다양한 인물로 태어난것인지, 계속해서 전승된것인지 명확한 답을 주지 않습니다.
다음에 다시보게된다면 회상의 인물들이 누구인지 찾아보고싶습니다.
기증자는 장기 이식 수술이 종료된 후 재가되어 사라지는것도 의미심장합니다.
3. 장기 기증을 받게 된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좀 건강해지는게 아닌가싶습니다.
신장을 이식받고 사람들이 이뻐졌다고 한다는 선녀의 말이 이를 암시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심장, 간, 췌장을 이식받은 사람들은 그 능력이 건강과 연관있어 건강해진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지만, 아무런 능력이 없는것같던 선녀도 예뻐졌다는 소리를 듣는다는것이 이를 암시하지 않나 싶습니다.
장기간 투병을 거쳤을 지성과 기동도 카트 추격신에서 낙오 없이 버틴것도, 자신도 모르게 강해진것 아닐까 라는 생각이듭니다.
4. 선녀의 능력은 베일에 쌓여있다가 능력의 이전으로 나타나는데 영화 다시보기가 가능하다면 선녀의 능력이 사용되는 장면을 자세히 보고싶습니다.
능력의 발동 조건은 어떻게되고 능력의 이전 뿐만 아니라 강화 능력도 있는지 확인해보고싶습니다.
중간에 분노로 인해 각성을 하는 장면에 머리카락이 머리 집게를 부수는듯한 장면이 나오는데, 이 때 다른 능력자와 접촉이 있었는지 기억이 안납니다.
허리에 있던 문신에 접촉했을 때 발동되는 능력도 있었던거같은데 어떤 능력이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선녀의 능력은 다른 능력자의 능력을 이동시킬 수 있는것으로 묘사됩니다.
영화 후반부에는 선녀가 능력을 이동시키는것을 영춘이 가로채려는듯한 장면이 나오는데, 어째서 능력의 주인인 선녀가 능력을 제어하지 못했는지도 의아스럽습니다.
그리고 능력의 증폭 기능도 있는것인지 자세히 확인해보고싶습니다.

5. 영춘에게 보인 환상은 무엇인지는 풀리지 않는 떡밥입니다.
그가 두가지 능력을 가지게 되면서 완성된 능력자에 가까워진것이 트리거가 된것인지, 아니면 그의 사악한 마음이 트리거가 된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능력을 가져가려하는듯한 환상이 보이게됩니다.
그리고 그 형상은 영춘의 문신과 비슷한 악마같은 형상을 하고 있어 의문이 증폭됩니다.
어쩌면 이 환상속의 존재가 이러한 방식으로 부활 또는 전이되는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며, 이 존재에게 맞서 싸우는 스토리로 속편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6. 능력은 어디까지 쪼개질 수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과거의 능력자들은 췌장의 능력을 통해 초능력을 넘겨줄 수 있었을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현대의학의 힘으로 장기이식을 통해 전해받은 능력은 어디까지 쪼개질 수 있는지 흥미롭습니다.
작중에서도 간은 조금만 남아있어도 회복되지 않느냐는 대사가 나오는데, 간의 능력이 치유인것을 생각하면 수분 공급만 된다면 상당히 빠른 속도로 회복될 수 있을것으로 생각됩니다.
약선의 간이 영춘에게 이식된 후, 영춘도 부상의 흡수와 물을 통한 치유의 능력을 보여주는데, 약선도 기동의 눈을 회복해줄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줍니다.
간을 뺏긴 후에는 머리가 새하얗게 새게되는데 영화 마지막 능력을 돌려받았음에도 이는 회복되지 않습니다.
또한 기동의 각막 중 하나만 가져갔음에도 영춘은 기동처럼 전자기파를 조종할 수 있었고, 기동 또한 자신의 능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때 문신의 모양이 줄어들었던거 같기도 한데 불완전한 능력들로 쪼개진것인지 다시본다면 확인해봐야할것같습니다.
7. 능력은 중첩될수록 시너지가 발휘되는것으로 보입니다.
간을 이식받은 약선은 젊어보인다 소리를 좀 듣는것으로 끝났으나, 약선의 간을 가져가 췌장과 간을 가지게 된 영춘은 80대의 노인에서 20대의 청년의 모습으로 바뀌게 됩니다.
그리고 완서와 맞먹는 괴력과 스피드도 가지게됩니다.
또한 상대방의 부상을 흡수할 수 있는 용량도 매우 커지는것으로 보이고, 입이 아닌 신체 접촉을 통해서 물을 흡수하여 부상을 회복하는 모습도 보여줍니다.
폐의 능력을 전이받은 완서는 주먹에 바람을 감싸는듯한 모습도 보여주면서 좀 더 바람을 조정하는 능력이 자유로워 지는것 아닌가, 능력이 조금 더 추상화되지 않나싶습니다.
장기기능자의 과거에 토르로 보이는 인물도 보이는것을 보면, 단순한 전자기기 조종이 아닌 번개와같이 전기를 조종하는것도 가능할것으로 추측됩니다.
아래 포스터에서는 바람, 물, 번개같은 고전적인 능력을 암시하는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8. 마지막에 아빠도 엄청난 힘을 보여준거같은데 이는 어떻게 가능했는지도 다시 본다면 확인해보고싶습니다.
물론 아쉬운 부분들도 있었습니다.
제 취향에는 맞았지만 유치한 부분도 있고, 늘어지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능력에 대한 묘사도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아직 능력에 적응을 못하여서 그런지 떨어지는 능력에 대한 이해도, 들쑥날쑥한 능력치 등도 아쉽습니다.
하지만 충분히 대중적인 재미를 줄 수 있는 작품으로 보입니다.
저는 재밌게 봤습니다.

그런데 선녀씨가 보여준 저 능력 신기하지 않던가요?
영화의 시퀄이나 프리퀄 영화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 생각하는데, 만약 나오게 된다면 관람하고싶습니다.